저승차사강림이 동화책 사진

그림동화로 알아보는 강림이 

<저승차사 강림이>는 한국 영화 <신과 함께>에서 하정우가 연기한 강림에 대한 이야기이며, 이 그림동화는 제주도에서 전해 내려오는 신화를 바탕으로 하였습니다. 웹툰의 <신과 함께>의 저작자인 주호민 작가 역시 이 신화를 바탕으로 만화를 그렸다고 인터뷰한 바 있습니다. 구전이든 기록으로 남아있는 전통 신화를 바탕으로 한 작품들은 항상 새롭고 신비로운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이 글을 쓴 김춘옥 작가는 <용이 된 선묘 낭자>, <서천꽃밭 한락궁이> 등 다양한 우리 신화 이야기를 다루는 책을 많이 쓰셨습니다. 그림책에서는 잘 알려지지 않은 신화의 이야기를 담고 있어 어른들은 물론 어린이들에게도 재미있는 동화인 것 같습니다.

 

이 그림 동화는 영화 속 강림의 업무에 대한 이야기가 아닌 사람인 그가 어떻게 저승과 이승을 왔다 갔다 하는 중책을 맡아 일을 했는지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그가 '저승차사'가 될 수 있었던 데에는 강림의 지혜로운 아내의 덕도 있었습니다. 그의 아내가 생각해낸 참신한 아이디어는 무엇일까요? 그의 아내의 도움으로 강림이가 염라대왕의 사람이 되었던  것일까요? 타인의 도움만으로 이루어낸 성과인지, 강림의 능력으로 만들어낸 일인지 이 동화를 읽어보면 그 답을 얻을 수 있습니다. 

강림이가 염라대왕을 만나는 과정

강림이는 한 마을에 살고 있는 성격이 단순하고 힘이 장사인 사람입니다. 그는 마을의 수령의 부름에 급히 달려가 보니 그에게 목숨을 내놓거나 그렇지 않으면 염라대왕을 데려오라고 합니다. 정신이 번쩍 든 그는 목숨만 붙여주신다면 염라대왕을 잡아오겠노라고 당차게 대답했습니다. 그가 모난 사람은 아니지만 조금은 대범하고 어리숙한 면이 있었습니다. 생각해보니 염라대왕을 만나려면 그가 죽어야 만날 수 있는 존재였습니다. 

 

지혜로운 여인을 아내로 둔 강림이는 아내의 묘책으로 저승으로 가는 길을 떠날 수 있었습니다. 아내는 강림에게 시루떡을 포장하여 잘 지니고 가다가 어르신들을 만나면 잘 대접해주라는 당부를 남겼습니다. 그렇게 저승으로 가는 길을 떠난 강림은 정말로 어르신을 만나게 됩니다. 만날 때마다 아내가 극진히 준비한 떡을 드렸고 아내의 정성으로 저승으로 가는 길을 알 수 있었습니다. 

 

드디어 강림은 저승의 세계에서 염라대왕을 만나게되고, 기지를 발휘하여 그가 그의 마을로 와줄 것을 약속받게 됩니다. 그렇게 다시 돌아간 이승에서는 마을의 수령이 염라대왕을 만나 그의 마을에 있는 한 부부의 사연을 들려드리게 됩니다. 부부의 한을 풀어주게 되면서 이 일은 마무리가 되고, 염라대왕은 강림이의 능력을 높이 사며 그를 자신의 심부름꾼으로 임명하게 됩니다.

산 사람의 세계와 그 이후의 세계는 다르지않다

이 동화에서 힘센 강림이가 염라대왕에게 총애받는 인물이 된다는 신화적 이야기만 보여주지 않았습니다. 세상 사람들은 나이 순서와 관계없이 떠나게 된다는 이야기, 남자의 목젖이 어떻게 생겨난 것인지에 관한 이야기까지 다양한 이야기가 포함되어있습니다. 이렇게 기묘하고 신비스러운 이야기들은 제주 지방에서 전해오는 '차사 본풀이'를 바탕으로 하였습니다. '차사 본풀이'는 강림과 같은 인물이 차사가 된 기원에 대하여 풀어낸 이야기를 모아둔 것입니다. 이런 소재의 이야기는 아이들에겐 처음 듣는 이야기일 것입니다. 이와 같은 신화를 아이들이 동화로 접하게 된다면 상상력을 자극받아 창의력이 커지지 않을까 싶습니다. 어른인 저에게도 흥미로운 이야기이니까요. 

 

현재의 삶을 정리하고 사후의 세계로 데려가 주는 사람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산 사람의 세계 못지않은 세계가 존재할지도 모릅니다. 살아간다는 것과 그 이후 저승을 구분하는 것조차 모호할지도 모릅니다.

이 책을 리뷰하고 있는 필자는 몇 년 전 할머니를 여의고 묘한 경험을 한 적이 있습니다. 그 소식을 듣고 할머니를 보내드리는 첫날밤 신비스러운 꿈을 꾸었습니다. 할머니가 가시는 길에 필자가 함께 같이 가고 싶다고 하니, 당신께서는 혼자 가야 하는 곳이라며 홀로 떠나셨습니다. 혼자 가신다는 그 말이 얼마나 슬펐는지 울면서 꿈에서 깨어났습니다. 어쩌면 나에게 하는 마지막 작별인사였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 그림 동화를 읽고 나니 그때의 그 슬픔은 마냥 울어야 할 일이 아니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어쩌면 할머니께서는 새로운 세상으로 먼저 떠나 자유롭게 여행하시고, 즐겁게 살고 계실 것만 같은 예감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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