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이 떨어지는 날, 소년과 소녀의 만남
오늘 영화 리뷰는 애니메이션 영화이다. 미츠하는 마을 무녀 가문의 손녀로, 마을의 풍습을 이어왔다. 마을을 대표하는 무녀로 살아가는 삶이 힘들었던 그녀는 다음 생에는 꽃미남으로 살게 해달라고 한다. 그런 마음을 하늘에서 듣기라도 한 듯이 다음날 소년의 몸으로 변한다. 그 소년 또한 미츠하의 몸으로 변하고 만다. 당연히 그 둘은 서로의 몸이 뒤바뀐 것이 꿈을 꾸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상하게도 꿈속의 가족, 친구들, 풍경들이 모두 낯설다. 하지만 꿈에서 깨면 바뀐 삶을 살았던 기억은 희미하게 사라진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도쿄에 사는 소년 타키와 시골에 사는 소녀 미츠하는 서로 한 번도 만난 적 없는 사이다. 어떻게 그 둘은 몸이 바뀌게 되었을지 궁금증을 자아낸다.
어느 날 가족들과 친구들로부터 이상한 이야기를 듣는다. 어제는 평소와 다른 모습으로 등교하고, 말투나 행동이 너무 이상했다는 것이다. 마침내 그 둘은 서로의 몸이 뒤바뀐 것이 현실임을 느끼게 된다. 그러고 나서는 서로가 바뀐 삶을 기록하기 시작한다.
1,200년 주기로 돌아오는 혜성의 관측일이 돌아오고, 미츠하의 마을에는 축제가 열린다. 그 혜성이 지나간 이후로 이상하게도 서로의 몸은 바뀌지 않게 된다. 소년 타키는 소녀를 그리워하고 소녀가 살았던 마을을 그리워한다. 그리고 소년은 마을을 찾기 시작하는데, 마을에 도착할 때쯤엔 그 공간에 대한 큰 비밀이 풀린다. 미츠하까지 포함한 마을 사람들이 사라지기 한 달 전의 시간대와 그로부터 3년이 지난 타키의 시간이 겹쳤던 것이다. 소녀와 소년은 동시대가 아닌 3년의 기간을 두고 살아왔던 것이다.
미츠하가 되었을 때의 기억을 더듬어 미츠하의 가문의 위패에 도착한다. 미츠하가 만든 미인주를 마시고, 마침내 같은 시간에 머무른다. 서로를 만나 반가움도 잠시 시간이 얼마 없음을 느꼈다. 그들은 서로를 잊지 않기 위해 서로의 손바닥에 이름을 새겨주기로 한다. 타키가 먼저 미츠하의 손바닥에 자신의 이름을 새겼다. 그리고 미츠하가 타키의 이름을 새기려는 순간 함께한 시간은 끝이 나고 만다.
미츠하는 마을에 유성이 떨어지기 전에 마을 사람들을 구해야만 한다. 손바닥에는 이름이 아닌 좋아한다는 말만 남겨져있다. 미츠하는 아까 만난 소년의 이름이 도무지 기억나지 않는다. 잠시 후 혜성이 마을을 덮치게 되고 타키는 역시 모든 기억을 잃고 다시 3년 후의 시간대로 돌아온다. 타키는 그녀의 마을이 사라졌는지 궁금했고 신문기사를 찾아보는데, 걱정과 달리 과거는 변해있었다. 소녀의 마을은 사라지지 않았고, 수많은 사람들은 생명을 잃지 않았다. 그리고 수년의 시간이 지나 소년과 소년은 어른이 된다. 더 이상 그들은 서로를 알아볼 수 없다.
어느 날 갑자기 다른 사람의 몸이 된다면 어떨까
만약 나에게도 미츠하와 타키와 같은 일이 생긴다면 어떨까 상상을 해보았다. 다른 사람의 몸과 인생을 살아보는 것은 매우 흥미로운 일이다. 내가 하지 못했던 일을 도전해볼 수도 있고, 인생을 두 번 살아볼 수 있다는 건 행복일 수도 있다. 내가 느끼지 못한 감정과 풍경을 만나보는 것도 새로운 경험이 될 것이다. 다만 그들처럼 서로의 삶으로 살아가는 동안 나의 삶을 잊게 되는 것이 문제이다. 다른 삶을 사는 동안 나의 삶을 뺏기는 기분이 들 것 같다. 그리고 다른 사람의 추억 또한 사라질 것이다. 내가 기억하지만 다른 사람은 기억하는 나에 대한 기억들이 있다는 것은 께름칙한 일이다. 영화 속에서는 둘이 몸이 뒤바뀌는 건 특별한 인연이 있었기 때문이다. 어쩌면 소녀의 인생을 구하고 소녀의 마을을 되살릴 기회를 준 게 아닐까 싶다. 이 일본 영화처럼 거창한 이유는 없더라도 몸이 뒤바뀌는 일을 겪게 된다면 나 역시도 메모를 할 것이다. 그리고 서로에게 도움이 될만한 일도 찾아볼 것이다. 그렇게 서로의 인생을 공유하며 서로에게 친구가 되는 것이다. 상상 속의 세계를 경험하거나 과거를 돌아가 보는 일은 누구나 한 번쯤 상상해볼 법하다. 타키와 미츠하와 달리 동시간에 삶 속에 있다면 또 어떨까 상상을 해본다. 바뀐 서로의 모습으로 서로를 만나면 어떨까 상상해보니 그것 또한 매우 이상할 것 같다. 내가 내가 아닌 사람으로 바라본다면 매우 어색하고 이상한 상황이 연출될 것이다. 역시 영화에서 연출된 다른 시간대의 삶을 살아보는 것이 더 매력적이고 좋은 상황이라고 생각이 든다. 이 영화의 리뷰는 여기까지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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